신대준

포레스트 랩소디

신대준

신대준의 작품에는 핑크색의 코끼리 또는 파란색의 고양이가 등장한다. 이 동물들과 함께 작가의 알터 에고(Alter Ego)처럼 보이는 작은 소년이 그려져 있다. 이들은 함께 걷기도 하고 (<밤의 여행자>, <저 너머로>, <바람이 불어오는 곳>), 함께 잠들기도 하며 (<For-Rest>), 함께 노래하거나 음악을 연주하기도 하고 (<숲의 노래>, <포레스트 랩소디>), 함께 놀기도 한다. (<포레스트 랩소디>) 작품 안에서 관객이 자신을 투영하는 대상은 어린 소년이고, 코끼리와 고양이는 그렇게 투영된 대상의 또 다른 투영인 셈이다.

이 그림들은 흡사 송나라의 보명과 곽암이 각각 그렸다고 전해지는 ‘십우도 (十牛圖)’를 연상시킨다. 동자승과 그가 타고 다니는 소를 빗대어 깨달음의 과정을 나타내는 그림으로 주인공과 그의 내면을 반영하는 동물이 함께 등장하기 때문이다. 꿈이나 소설에서도 동물의 등장은 인물의 심리적, 정신적 상태를 반영하는 중요한 기제로 다루어지곤 한다. 신대준의 경우, 특히 핑크색 코끼리는 주인공인 어린 소년의 꿈과 상상의 시간 속에서 묵묵히 곁을 지키며 지켜봐 주는 잠재적 동반자이며, 화면의 많은 부분을 차지할 만큼 커다란 평면적 덩어리로 표현된다. 즉 시각적으로 압도적인 주목을 끄는 대상인 것이다. 무엇보다도 관객이 소년의 눈으로 코끼리를 바라보는 그림 내부의 시점이 곧 이 작품을 바라보는 잠재적 시점이 된다.

2020년 작 <Apple>에서 핑크색 코끼리는 사과로 변했다. 이 사과는 흡사 마그리트의 <듣는 방 (La chambre d’écoute)>을 연상시키면서 공간 전체를 커다랗게 차지하고 있다. 사과가 갖는 다양한 상징성을 차치하고라도, 코끼리-사과로 이어지는 연결을 통해 이 핑크색 대상이 갖는 다양한 심리적 변화의 가능성에 대해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코끼리는 일종의 동시대적 ‘무소’(십우도)일 것이며, 동시에 파란색 고양이일수도 있고 (<The Room>) 또는 다른 무엇도 될 수 있는 일종의 원형적 기호이다.

이런 점에서, 신대준의 그림은 종교화나 다이어그램을 포함한 상징적 그림의 카테고리에 속한다. 관객은 그의 그림을 보면서 그림의 내용과 자신의 삶을 비교, 유추하는 과정으로 돌입하게 된다. 그림 속의 낮은 지평선으로 이루어진 넓은 평원이나 숲 속의 열린 공간은 전형적인 상징적 회화의 세계관을 나타낸다. 이 경우 작품 속에서 나타나는 동심의 표현 역시 주체를 둘러싸고 펼쳐지는 세계와의 관계에 대한 작가의 관점으로 읽힐 수 있을 것이다.

예술감독 유진상

작가 신대준에게 그림 속의 이야기는 자신이 지나쳤고 품었고 추억으로 존재했던 시간들의 집합체이다. 시간 속에 존재했던 기억의 단편들을 채집하여 새로운 이야기를 만든다. 어른을 위한 동화이다.

조은정(부산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시간 속에 물든 꿈, 작은 거인을 만나다>

신대준
b.1984
개인전
2019 <리틀 포:레스트>, 키다리 갤러리, 대구
2018 <바람이 불어오는 곳>, 예술공간 DOT, 부산
2017 <Stay here>, 키다리 갤러리, 대구
2016 <신대준 개인전>, 춘자갤러리, 부산
<바람 기억>, 갤러리송아당, 서울
<시간이 머무는 곳>, 스페이스나무, 서울
<그날, 그곳, 그때부터>, 탐앤탐스, 서울
2015 <그날, 그곳, 그때부터>, 유진 화랑, 부산 / 갤러리 일호, 서울
단체전
2020 <행복한 그림>, 맥화랑, 부산
<소년소녀>, 키다리 갤러리, 대구
2019 <행복한 그림>, 맥화랑, 부산
<너는 나에게>, 부산시민회관, 부산
<Fun & Value>, 갤러리래, 부산
<5+5>, 키다리 갤러리, 대구
<소소상점>, L Gallery, 서울
<50-50>, 1326, 창원
2018 <행복한 그림>, 맥화랑, 부산
<After B>, 키다리 갤러리, 대구
2017 <행복한 그림>, 맥화랑, 부산
<한충석, 신대준 2인>, 키다리 갤러리, 대구
2016 <요괴>, 1326, 창원
<행복한 그림>, 맥화랑, 부산
<8085 Drawing>, 갤러리아인, 부산
<We Are Animal>, 예술의전당, 서울
<Special 1326 50-50>, 1326, 창원
2015 <A Dream Play>, 롯데백화점갤러리, 고양
<홍티 오픈스튜디오-잘나가는 아티스트>, 홍티아트센터, 부산
<8085-팔공팔오>, 유진화랑, 부산
<어쩌다 꾼 꿈>, 부산시립미술관, 부산
2014 <청년작가 6인>, 오션갤러리, 부산
<슈퍼마켓전>, 예술지구P, 부산
<미술관 속 동물원>, 키다리 갤러리, 대구
<발견>, 아트센터PPlus, 서울
<모락모락>, 갤러리일호, 서울
<두 개의 얼굴>, 갤러리아트숲, 부산
2013 <청년작가>, 문화매개공간쌈, 부산
2012 <수상한 취향 그리고 시선>, 하버갤러리, 부산
<젊은 작가 발굴 초대전 ‘트라이앵글’>, BS부산은행갤러리, 부산
<회색정글>, 갤러리움, 부산
2011 <폐품수집>, BS부산은행갤러리, 부산
2010 <Page3>, 한슬갤러리, 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