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디서나
임지빈
임지빈의 작업은 미키마우스나 브릭베어를 닮은 큰 귀를 지닌 곰 형태의 동물 캐릭터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레고와 같은 블록 형태의 유닛들로 이루어진 동물이나 인물 캐릭터들에 다양한 패턴이나 표정, 나아가 개성 있는 이미지를 입혀 베어브릭 시리즈로 제작하는 방식은 이미 Kaws와 같은 작가들에 의해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임지빈은 기본적으로 아무것도 그려져 있지 않은 서있는 캐릭터를 다양한 크기의 풍선형태로 제작한다. 특히 4m에 달하는 매우 커다란 스케일의 크기로 제작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작품은 실내에 들어가기에도 어려울 정도의 비현실적 비례를 보여준다.
임지빈이 이렇듯 커다란 사이즈의 베어 벌룬을 만드는 이유는 거대한 도시의 다양한 장소에 설치되어 누구에게나 쉽게 보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패브릭으로 만든 벌룬은 이동이나 운송이 간편하며 언제 어디서나 쉽게 설치할 수 있다. 크기와 무관하게 어떤 곳에서건 안전하게 설치할 수 있으며 관객들의 접근성도 용이하다. 특히 매우 유연하게 다양한 방식으로 건물의 틈이나 비좁은 공간에 설치, 연출할 수 있어 매번 작가의 새로운 해석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도 괄목할만한 부분이다.
‘에브리웨어 프로젝트’는 이러한 작품의 설치, 연출 유연성을 통해 작품을 다양한 장소에 이동, 전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된다. 그의 작품은 오래된 거리의 아케이드, 공사 중인 건물의 빈 공간, 사막의 인적이 없는 공간, 바닷가, 천장이 낮은 좁은 전시장 등에 눕거나 엎드린 형태로 설치되기도 하는데, 이 경우 커다란 인형의 독특한 자세로 인해 종종 드라마틱한 효과가 유발되기도 한다. 이러한 설치 전경은 사진으로 기록되어 그 자체로 파생적 연작을 구성한다.
팝아트의 범주에서 활동하는 임지빈의 작업이 흥미로운 점은 관객에서 나아가 더 많은 대중과의 접점을 매우 적극적으로 확보a하려고 시도한다는 데에 있다. 그의 베어브릭 작품은 멀티플이나 등신대 조각으로도 제작이 되고, 다양한 굿즈로 파생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확장성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통해 그가 잠재적 관객들과의 새로운 접점과 참여의 무대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