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혜

BRICK

김민혜

김민혜는 붓과 나이프를 이용하여 풍경을 그린다. <Brick>이라는 제목은 작가가 주로 그리는 풍경 속의 건물이나 빛의 덩어리들을 가리키는 것이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붓과 나이프가 만들어내는 개별적인 터치나 면들을 가리키는 것이기도 하다. 다소 픽셀처럼 보이는 이러한 붓질과 단위들은 그의 그림이 나타내는 강렬한 대비와 더불어 좌우 혹은 상하의 균제가 강조된 추상적인 공간을 만든다.

김민혜의 풍경에서는 화면의 아래 3분의 2정도 되는 지점에 수평선이 자리잡은 경우가 많다. 이 때 화면의 아랫부분은 보통 수면으로 설정되는데, 이는 화면 윗부분의 풍경을 반영하기 위한 것이다. 흐릿하게 투영된 반사면의 그림자로 인해 화면 전체에는 독특한 몽환적 분위기가 감돌며, 작가는 꿈, 몽상, 환상, 그리고 때로는 마천루들로 이루어진 신기루에 가까운 이상향을 그려내고 있다. 이는 팔레트의 색조를 통해서도 더욱 강조되는데, 주로 에메랄드, 핑크, 보라색, 하늘색 등의 화려하면서도 은은한 톤이 하늘과 수면의 반사된 면들을 지배하고 있다.

또 다른 주요한 강조점은 ‘빛’이다. <Frozen Brick World>와 같은 작품에서 보듯 영롱하고 강렬한 빛의 파편들은 김민혜의 작품에서 드라마틱한 주제를 드러내는 중요한 요소다. 그는 다소 극적이고 무대 조명에 가까운 대비를 통해 강한 빛들을 과감하게 사용하며, 여기에는 대중적인 풍경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소 기교적인 터치들도 포함된다.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그의 그림에서 키치적인 요소가 엿보이는 것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김민혜의 비현실적이고 몽상적인 풍경화는 분명 키치적인 요소를 갖고 있다. 이러한 요소는 어떤 의도에 의해 추구되지 않는다면 자칫 작품의 감상에 있어 깊이와 신뢰성을 떨어뜨리게 될 수 있다. 여기서 ‘의도’란 개념적 반전, 패러디, 키치적 스타일의 기호학적 활용 등이 될 것이다. 그러나 김민혜의 <Brick No.10>이나 <Brick No.23> 등에서는 ‘Brick’이라는 주제와 일관된, 회화적으로 보다 몰입할 수 있는 화면이 구축되어 있다. 현재의 단계에서 김민혜의 작업은 몇 가지 잠재적 가능성들을 모두 내포하고 있어서 향후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예술감독 유진상

때로는 블록 쌓기 놀이를 하듯, 때로는 테트리스 게임을 하듯.
즐거운 마음으로 사각 터치를 쌓아 올린다.
집을 짓기도 하고,
다시 허물기도 하고,
사각을 채우기도 하고,
다시 비우기도 하고,
수많은 반복 속에서 더없이 편안한 순간을 찾아내고, 마침내 그곳에서 붓은 멈춘다.

작가노트

김민혜
b.1989
개인전
2019 <Brick>, 에필성형외과, 대구(키다리 갤러리 협력전)
<Brick>, 키다리 갤러리, 대구
주요 단체전
2020 <He & She>, 키다리 갤러리, 대구
<혁신 스페셜전>, 키다리 갤러리, 대구
2019 <하얀 나라 소품전>, 키다리 갤러리, 대구
<봉산미술제 특별 소품전>, 중앙갤러리, 대구
<키다리 갤러리 개관 5주년 특별 기념전>, 키다리 갤러리, 대구
2014 <전반전>, 공아트스페이스갤러리, 서울
<전반전>, 대구대학교 조형예술대학전시실, 경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