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

(재)예술경영지원센터의 「예비 전속작가제 지원」 사업의 첫 번째 우수 화랑 기획전을 Covid-19 팬데믹의 여파로 2020년 10월 온라인 상에서 추진하였다. 해당 전시는 ‘매니폴드 Manifold(manifold.art)’라는 이름 하에 총 11개 화랑과 25명의 전속작가의 온라인 개인전 형식으로 선보였다.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미술계 및 미술시장 생태계 속에서 유망한 작가들이 능력 있고 뛰어난 화랑들과 함께 장기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전속작가제’를 장려, 지원하고 이 중 우수 화랑을 선정하여 그 전속작가 및 작품을 전시의 형태로 프로모션 하는 것이다. 온라인 사이트는 국·영문으로 제작되어 특히 국제적 프로모션의 기반을 갖추도록 했으며, 작가의 작품에 대한 간략한 평문을 수반하여 언제 어디에서나 효과적인 포트폴리오 및 도록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동시에 낱권 및 통권으로 이루어진 국·영문 도록을 출판함으로써 전시 및 아트페어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자료를 작가와 화랑에 제공하였다.

 

‘매니폴드’라는 프로젝트 명칭은 두 가지 의미를 지니는데, 첫째는 수많은 배관이 연결된 기계, 기관을 가리키는 명칭이다. 두 번째는 기하학적 위상수학에서 다루어지는, 부분적으로는 유클리드 공간과 닮은 위상 공간이지만 이것들이 연결된 전체의 대역에서는 비-유클리드적인 독특한 위상수학적 구조를 띠는 공간을 가리키며, 이를 달리 ‘다양체’라고 번역하여 부른다. 즉 이는 서로 다른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여러 작가들이 서로 연결된 하나의 공간에서 함께 작업하고 전시를 하는 전형적인 동시대 미술의 상황을 함축하는 명칭이라고 할 수 있다. 매니폴드는 장기적인 사업으로서, 차제에 더 많은 작가들이 온·오프라인 전시를 통해 참여하여 효율적인 아카이브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2021년에는 완화된 Covid-19 상황의 결과로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매니폴드 : 사용법(Manifold : Manual)’전이 열리게 되었다. 본 전시에는 7개 화랑(갤러리 조선, 스페이스 윌링앤딜링, 디스위켄드룸, 아터테인, 갤러리 소소, 아트스페이스 휴, 갤러리 이배)에서 19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전시 제목인 ‘매니폴드 사용법’은 실제로 작품을 구매하고 소장하는 컬렉터가 참조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작품 구매에서 개인적인 전시 및 감상까지의 사용법을 제시하는 전시 형태를 가리킨다. 즉 젊고 유망한 작가들의 작품을 선택하는데 따르는 작품의 발견과 감상, 취향에 따른 작품 이해의 방식, 각기 다른 비평적 판단의 예시, 그리고 실제 구매를 위한 다양한 정보들을 전시의 형식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즉 이 전시는 국내 최초로 기획된 ‘컬렉터 시점의 전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전시를 위해 타블로이드 형태의 도록이 제공되는데, 관객들은 이 도록에 수록된 각 섹션과 작품에 대한 설명을 읽으면서 전시를 감상하게 된다. 각 섹션 및 작품은 서로 다른 9명의 컬렉터가 자신의 관점에서 작품을 바라보고 해설하는 내용의 글이 소설적인 문체로 수록되어 있다. 관객은 누군가의 컬렉션을 감상하면서 그가 작품들을 어떤 이유에서 좋아하며 왜 구매, 소장했는지에 대해 읽게 된다. 전시에 소개된 작가들의 작품이 다소 난해하거나 어렵더라도, 이 글들을 통해 관객들은 이 작품들의 컬렉션이 어떤 의미와 맥락에서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이해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개별 컬렉터의 사적인 전시공간이라는 공간 연출을 위해 시각적으로 방해가 되는 전시장 내의 작품 라벨을 없앴으며, 대신 작품마다 바닥에 번호를 붙여 도록의 도표 및 인덱스에서 찾아볼 수 있도록 하였다.

 

전시는 총 9개의 섹션들로 이루어진다.

1. 최지원, 양경렬, 이우림의 ‘기억하는 사물들’
2. 송민규, 로와정의 ‘응시와 사색으로의 초대’
3. 유용선, 임지빈의 ‘나는 너, 너는 나’
4. 배상순, 이해민선의 ‘풍경이 내게 말하는 것과 말하지 않는 것’
5. 윤상윤, 박광선의 ‘어느 독서가’
6. 안상훈, 전희경의 ‘회화 속으로’
7. 장은의, 정정주의 ‘완벽한 순간들’
8. 김윤수, 곽상원의 ‘독신자의 길’
9. 김창영, 장성은의 ‘간결함과 무한한 것’

 

이 9개의 섹션들은 서로 열려 있으면서 동시에 하나의 실내공간처럼 연출되어 있어서 관객들은 마치 자신의 집이나 회사의 전시공간에서 작품들을 감상하는 것처럼 친밀한 동선에 따라 전시를 경험할 수 있다.

 

한국 미술계와 미술시장 생태계에서 컬렉터가 차지하는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다. 컬렉터의 수준과 역량이 장래의 한국 예술의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더 많은 정보와 지원이 컬렉션의 수월성과 확산을 이끌어내는 데 투여되어야 할 것이다. ‘매니폴드: 사용법’은 그 노력의 일환으로 이루어지는 체계적인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아무쪼록 많은 이들의 지지와 관람이 있기를 바란다.

 

「예비 전속작가제 지원」 사업은 전업 신진작가가 안정적으로 창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화랑이 우수 작가를 발굴・육성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화랑과 작가의 지속 가능한 협업과 성장을 돕는 사업입니다.